수화통역은 일반적으로 이해-변환-표출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렇다고 하여 통역이란 출발어(source language)가 통역사를 거쳐 바로 도착어(target language)로 나오는 직선적인 과정이 아니다. 어떠한 통역이건 이런 경우는 성립되지 않는다. 통역사의 뇌를 통한 메시지 수용, 분석, 처리, 표출과정을 거쳐 발신자가 말하고자 한 바가 수신자에게 전달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통역사가 수신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은 발신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이지 말 자체가 아니다(김대진, 2002). 동시통역의 관찰에 의하면 그 과정 처리 대상은 언어표현 그 자체라기보다는 개념화된 인지 요소와 같은 것이라고 ㅎ는 것도 바로 이러한 까닭이다. 그래서 Seleskovitch(1978)는 통역사란 자신도 이해하지 못하는 메시지를 옮기려고 하는 앵무새와 같은 존재가 아니라 독창적 해석을 통해 자신의 예술세계를 성공적으로 창조하는 음악가나 배우와 같다고 비유한다. 즉 통역사는 남을 이해시키기 위해 자신이 먼저 이해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동시통역에서 통역사는 듣는 것과 말하는 것을 60% 이상의 부분에서 동시에 한다고 한다. 외국의 경우는 그 비율이 75%~85%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나 사람 뇌의 정보처리 능력을 감안할 때 듣고 말하는 일을 동시에 하고 있는 상황이 통역사에게 주는 부담은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질(Gile, 1995)에 따르면 동시통역사의 정보처리 중에는 듣고 분석하기, 기억하기, 발화하기, 조정하기 등 작업 수행이 거의 동시 또는 상호작용하면서 일어나므로, 네 가지 요소 중 어느 하나에 부담이 편중되면 통역사의 정보처리 능력에 과부하 현상이 일어나게 되고 통역의 품질이 떨어지게 된다고 한다.
수화통역 또한 통역 일반에서와 같은 처리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번역을 포함하여 볼 때 그 과정은 <그림 4.1>과 같이 나타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을 다시 읽기 통역(수화 ->음성, 쓰기)과 듣기 통역(음성->수화)으로 구분하여 그 과정을 설명하기도 한다. 먼저 읽기 통역에서는 농인의 수화(형식)로부터 의미를 분석하여 내용을 이해한 다음 그 의미를 다른 언어(구어)로 변환하여 표현한다. 한편 듣기 통역은 청인의 구어를 듣고 그 의미를 분석하여 내용을 이해한 다음 그것을 다른 언어(수화)로 표현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과정을 일반적인 커뮤니케이션과정과 비교하면 거의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일반적인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이해와 표현 사이에 판단이나 사고과정이 들어감으로써 두 가지 의미가 존재하는 데 비해, 통역에서는 하나의 의미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이해하는 언어와 표현하는 언어가 같은 데 비해 통역에서는 다르다고 하는 것이다.
수화통역과정에서는 특히 축어역(transliteration)의 문제가 두드러진다. 축어역이란 같은 언어 안에서 의미를 바꾸지 않은 채 형식만을 바꾸는 것을 이른다. 수화통역에서 구어를 구어대응수화로 바꾸는 경우를 이른다. 같은 언어 안에서의 형식 변환 때문에 다음 그림과 같이 의미가 개재될 필요가 없다.
형태(소리) -> 형태(손)
구어(음성) 수지구어
<그림 4.3> 축어역 과정
그렇다고는 하더라도 일대일대응이 가능한 낱말들은 맥락과 관계없이 늘 일대일대응 전환이 된다. 예컨대 숫자, 고유명사, 특정 분야 등에서의 낱말들이 이에 속한다. 그래서 Seleskovitch가 예로 든 '건포도빵'과 같다고 한다(최정화, 1998).
수화의 발신 속도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영어와 미국수화(ASL)의 경우 전체적인 이야기에서의 큰 차이가 없었으나, 사용한 낱말에 대한 초당 평균에서는 영어 4.0 어대 수화 2.1이라고 하는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수화의 발신 속도가 평균 44%~46% 더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이와 같은 결과는 수화통역(특히 동시통역)에서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리라는 것은 명백하다. 이것은 결국 축어역으로 이어지게 되는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Russell(2002)에서는 영어와 미국수화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에서 통역인은 상황문맥적 요인, 언어에 관한 배경지식, 문화 등을 응용하여 접근하는 것을 필요로 한다고 한다. 이에 의미기반 통역 모델(Meaning-based interpreting model)
통역인인 통역 과제에 접근함에 있어 첫 번째 단계인 상황문맥적 요인은 매우 필요하다. 상황문맥적 요인은 커뮤니케이션에서의 상호작용을 통해 접근하게 된다. 두 번째 단계에서 통역인은 원메시지의 이해를 돕기 위한 텍스트 분석, 그리고 이중언어, 이중문화 인식과 관련된 기술에 다가서야 한다. 통역인이 다가서야 하는 범위는
등이다. 세 번째 단계는 이문화 이 언어적 경험으로 상호작용하는 참가자들의 경험적, 문화적 틀을 평가 처리할 수 있는 통역인의 언어학적 능력 적용이 포함된다. 이 단계에서 통역인은 메시지의 등가와 모든 참가자들의 제대로 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순차 동시통역을 결정한다. 네 번째 단계는 통역인, 화자와 수화자의 목표와 관련해서 모든 수준, 즉 어휘적, 어구적, 문장과 담화, 언어학적 문화적 정보화과정 이후 도착어로 등가 메시지에 사용할 요소들을 형식화하여 표출하기 위해 재구성하는데 대한 검토를 계획한다. 마지막 단계에서 통역인은 전단계를 기초로 도착 어를 산출한다.
수화통역학개론 -5과 통번역 훈련 (1)-수화통역사 필기시험 대비 (1) | 2023.04.12 |
---|---|
수화통역학개론 -4과 통역의 과정 (2)-수화통역사 필기시험 대비 (1) | 2023.04.12 |
수화통역학개론 -3과 수화통역의 종류와 통역의 기반 (6)-수화통역사 필기시험 대비 (0) | 2023.04.11 |
수화통역학개론 -3과 수화통역의 종류와 통역의 기반 (5)-수화통역사 필기시험 대비 (0) | 2023.04.10 |
수화통역학개론 -3과 수화통역의 종류와 통역의 기반 (4)-수화통역사 필기시험 대비 (0) | 2023.04.09 |
댓글 영역